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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중에 장애가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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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강 김영만 작성일09-11-23 15:57 조회3,6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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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행을 하다 보면 뜻과 같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번뇌가 치성할 때도 있고 세속일에 대한 미련이 솟구칠 때도 있으며, 몸이 공연히 아프거나 뜻하지 않은 일에 휘말릴 때도 있다. 수행자는 이러한 일을 당했을 때 포기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이러한 때에 필요한 것이 기도이다.
다시금 마음을 굳게 가지고 기도를 해보라. 새로운 힘이 샘솟게 된다. 진정 참된 수행자라면 시련의 시기를 기도로써 극복하여 불보살님께로, 그리고 불보살의 경지로 더욱 가까이 다가서야 하는 것이다.

현대의 대선사 금오(金烏, 1896-1968) 스님이 젊었을 때인 1920년대 초기, 스님은 당대의 선지식인 수월(水月)스님을 뵙고 지도를 받기 위해 만주 봉천으로 향했다.
그런데 조선 땅과 만주 땅과 러시아 땅이 합해지는 회령 지방을 조금 지나 막 러시아 땅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마적 떼들이 어느 부잣집을 털다가 반항하는 주인을 죽인 강도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갑자기 남편을 잃은 부잣집 안 주인은 제정신이 아니었고, 범인 검거에 혈안이 되어 있던 러시아 경찰들은 불심검문을 하다가 장비처럼 생긴 금오스님을 체포하여 그 부인에게 보였다.
"이 사람이 그 마적 떼요?"
"그런 것 같아요, 마적 떼 대장과 비슷하게 생겼어요."
정신이 반쯤 나간 그 부인의 말 한마디에 금오스님은 완전히 범인으로 몰려 감옥에 갇히게 되었고, 고문을 당하면서 자백을 강요받았다.
"나는 수도하는 승려이지 마적 떼가 아닙니다."
그러나 러시아 경찰은 믿지 않고 밤낮없이 고문을 계속하였다. 그러더니 며칠이 지나자 고문을 중단하고 감옥에만 가두어 놓는 것이었다.
'웬일일까? 고문도 그만두고 감옥에만 가두어 두다니..'
이렇게 고민을 하면서 지내던 어느 날, 한국인 한 명이 그 감방에 들어왔다. 학교 선생인 그는 산골짜기에 아편을 심었다가 발각되어 잡혀 온 것이라고 하면서 물었다.
"스님이 살인 강도의 누명을 쓰고 들어온 분입니까?"
"그렇습니다."
'스님, 범인은 이미 잡혔습니다."
"그런데 왜 나를 석방시켜 주지 않는 거요?"
"아마, 이 감옥에서 나가기가 어려울 걸요?"
"왜요?"
"우선 조선 사람은 나라가 없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이 힘을 써 주지 않습니다. 설사 러시아 쪽에서 풀어 준다고 하더라도, 조선 사람이 러시아 감방에서 죄없이 갇혀 있었다는 것을 구실로 일본은 러시아에 보상을 요구합니다. 러시아로서는 공연한 말썽거리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으므로, 차라리 감옥에서 죽도록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보복을 두려워한 그 부잣집 안주인이 돈을 써서 스님을 풀어 주지 못하도록 하였으니...."
'큰일났구나. 이 감옥에서 살다가 죽어야 하다니! 이토록 난감하고 억울한 일이 어디 있는가? 필경 불보살의 가피를 입어 탈출을 하는 수밖에는 딴 도리가 없겠구나.'
금오스님은 감옥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관세음보살을 부르기 시작했다. 참선도 화두도 그만두고 오로지 관세음보살의 구원만을 갈구하며 부지런히 염불하였다.
사흘째 되는 날 밤, 어떤 사람이 철창 바깥에 나타나 감방 안을 들여다보며 주위를 살피는 것이었다. 보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그가 쇠창살 두 개를 잡고 쑥 뽑아 올리자, 쇠창살이 그대로 빠져 버리는 것이었다. 그는 뽑힌 쇠창살 사이로 고개를 들이밀어 스님을 향해 '씩 -' 웃고는, 다시 쇠창살을 꽂아 놓고 사라졌다.
비몽사몽간에 이 일을 접한 금오스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운데 쇠창살 두 개를 뽑아 보았다. 이상하게도 쇠창살이 쏙 뽑히는 것이었다. 스님은 감방을 빠져나와 형무소 문 쪽으로 다가갔고, 때마침 문지기들이 졸고 있어 몰래 기어 나올 수 있었다.
이렇게 완전히 형무소를 탈출하여 달려가다가 다리가 아파 수수밭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말을 탄 간수들이 나타나 탈옥수를 찾는 수색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스님이 다시 안전한 곳을 찾아 피해 가는데, 한 간수가 말을 몰아 쫓아오더니 잡으려고는 하지 않고 묻기만 하는 것이었다.
"탈옥수 한 명이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소?"
"보지 못했는데요."
"이상하다. 어디로 사라졌지?"
그는 더 이상 묻지 않고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이것이 관세음보살의 가피로구나.'
스님은 불보살님의 은혜에 크게 감격하면서, 만주 봉천의 깊은 산림 속 토굴에 계신 수월스님을 찾아가, 1년 동안 모시고 열심히 정진하였다.
금오스님은 훗일 후학들을 지도하면서 그때의 일을 자주 들려주시고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참선하는 수좌도 가끔은 기도를 하는 것이 좋다.

이 금오스님의 말씀처럼 참선 수행자도 장애가 있으면 한바탕 기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도를 하면서 원(願)을 새롭게 가꾸고, 가피를 입을 일이 있으면 가피를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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